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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같이 처음 보는 놀라운 재간에 어리둥절해서 어쩔 줄 몰랐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그러면 소세옥은 도대체 어디서 이런 기기 묘묘한 놀라운 경신술을 배웠
다는 것인가?또 누가 그에게 이런 기막힌 경신술을 가르쳐 주었다는 것인가?이 새로운 수
수께끼!여기 대해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첩첩 산중엔 시냇물이 졸졸 흐르
고, 그 물에 석양 놀이 비끼어 금빛처럼 반짝이는 아담하고 그윽하고 조용한 경치 속에
파묻힌 설봉산(雪峯山).그 산기슭의 한군데에 조그마한 암자가 있었다.암자 정문에는 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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洗心)이라는 두 자를 큼직하게 쓴 편액이 높직하게 걸려 있었다.암자 앞으로 꽤 넓은 연못이
있는데, 파랗게 가라앉은 물이 어찌나 맑고 깨끗한지 사람의 얼굴을 비춰 보면 머리카락까
지 샅샅이 보일 지경이었다.연못 한복판에는 화강석(花崗石)을 쌓아 올려서 만든 조그만
축산(築山)이 있었다.그 축산에는 돌을 사각형으로 다듬어서 세운 비(碑)가 서 있는데, 사면
에 꼭같이 세심지(洗心池)라는 석 자가 새겨져 있었다.산속은 죽음같이 조용하기만 했다.
그리고 세심암(洗心庵)도 적막 속에 파묻혀 있었다. 단지 세심지 못 속에서 노는 물고기
떼들만이 바쁘게 갈팡질팡 물속을 헤엄쳐 다니며, 때로는 잔잔한 물결에 파문을 일으키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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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물 위에는 석양 놀이 비끼어서 찬란한 금빛이 반짝반짝했다.별안간, 암자 안으로부
터 전신에 보랏빛 옷을 입은 아가씨 하나가 훌쩍 뛰쳐 나왔다.머리에는 온통 꽃을 꽂고 있
으나 옷 매무새가 몹시 흐트러져 있었다. 얼굴빛이 초췌하기 비길 데 없고, 신도 신지 않
고 맨발로 허둥지둥 달려 나왔다.아가씨는 나이 고작해야 십팔, 구 세밖에 안 돼 보였다.
그러나 뭣을 생각하는 것도 같고, 또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한 치기(稚氣)만
만한 얼굴은, 언뜻 보면 팔, 구 세밖에 안 되는 어린아이의 얼굴과도 같았다.그 아가씨는
한편으로는 줄달음질을 치면서 또 한편으로는 노래를 불렀다. 뭣인지 입으로 중얼중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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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했다. 그러나 아가씨가 무슨 노래를 하며 무슨 말을 하는지 통 알아들을 수 없었다.
아가씨는 못 가까이 달려왔다. 바보처럼 우두커니 서서 못 속에서 놀고 있는 물고기들을
넋을 잃고 들여다봤다.돌연, 몸을 쭈그리고 앉아서 팔을 뻗어 물속을 휘젓고 마구 더듬었
다.날쌘 솜씨로 금빛 비늘이 번쩍번쩍하는 붕어 두 마리를 움켜 잡아냈다.처음에는 입이
찢어지도록 바보처럼 소리 없이 웃었다.그 웃음이 차츰차츰 극도의 노여움으로 변했다.
아가씨는 손에 잡혀서 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