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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음성으로 깔깔대고 웃었다.”호호호! 그만 쉬시는 게 어때? 같이 온 친구들이 모두 나자빠졌는

데‥‥‥”웃음소리가 들리는 순간에, 아가씨의 몸은 마치 찬란한 무지개가 갑자기 뻗치듯이, 흑선풍

오량의 신변을 살짝 스치고 저편으로 바람처럼 사라졌다.”우우와아아앗!”흑선풍 오량은 짐승이

울부짖는 큰 소리를 지르며 몸을 몇 번인지 비칠비칠 가누지 못하다가 마침내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나자빠져 버렸다.그러나 놈은 죽은 것이 아니었다. 만빙여 아가씨는 단지 그의

급소를 한 군데 찔렀을 뿐이었다.아가씨의 신법은 과연 전광 석화같이 빨랐다. 어느 틈엔지 오량

에게로 날아들어 가냘픈 손을 번쩍 쳐드는 순간, 그 거창한 오량의 몸뚱어리를 화산파의 팔검(

八劒)들 앞으로 내동댕이치고는 역시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그자를 잘 맡아 둬요! 도망치지

못하게‥‥‥‥”71. 실성한 소녀결국 묘강삼살(苗疆三殺) 중에서 두 놈은 죽고 한 놈은 꼼짝 못하고

붙잡혀 버렸다.그들이 애당초에 중원(中原) 무예계에 나타나서 한 번 각자가 지니고 있는 절기(

絶技)를 발휘하여, 우쭐대 보고 싶어한 희망은 여지없이 짓밟혀 버렸으니, 이건 정말 꿈에도 생

각지 못했던 바였다.천하제일방의 여러 사람들은 눈을 멀뚱멀뚱 뜬 채로 묘강삼살 중에서 두 놈

이 거꾸러지는 장면을 목격했지만, 첫째로는 방주가 손을 대서 싸움을 거들어 주라는 명령이 없

었고, 둘째로는 강주 아가씨나 매약화 아가씨가 모두 만만히 건드릴 수 없는 실력과 재간을 지

닌 여자임을 똑똑히 알아차렸기 때문에, 자기네들 자신의 실력이나 재간을 스스로 생각해 봤을

때, 경거망동을 못하고 수수방관할 도리밖에 없었던 것이다.무영객은 연거푸 부하 셋을 잃어버

린 셈이다. 내심 분함을 금할 길이 없었고 여러 사람들을 대할 면목이 없었지만, 이 순간에 있

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자기 얼굴 앞 멀지 않은 곳에 엄연히 서 있는 소세옥과의 관계를 해

결하는 데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꾹 참고 모른 척해 버린 것이었다.또 한편으로 그에게는

매섭고 잔인한 기지가 번갯불처럼 머리 속에 번득였다.즉, 오늘 밤에 소세옥이라는 젊은 녀석 하

나만을 처치해 버리면 천하 무예계의 대세는 결정되리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무영객은 묘강삼

살을 위기에서 구출해 주기 위해서 자기의 정신을 분산시킬 필요가 없다고 단념해 버린 것이다.

삼대 문파의 사람들과 봉명장의 고수급 인물들, 그리고 동도(東盜), 서기(西欺) 등 여러 사람들의

시선은 이 순간에 모조리 소세옥과 무영객 두 사람에게로 집중되어 있었다. 묘강삼살 중에서 두

놈이 거꾸러지고 한 놈이 붙잡혔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그다지 커다란 관심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