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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있는 피에 젖은 흑색의 천을 보자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장항은 아니지만

자신은 스스로 초일을 따라간다고 말했기 때문에 일행이라는 것과 동료라는 관계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이정한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저런 무

심한 놈이랑 같이 지내야 한다는 것이 고민이었다.초일은 의자에서 밤을 보냈다. 당

연히 침대는 이정한이 차지했다. 그러나 초일은 모르고 있었다. 이정한이 새벽까지

잠들지 못한 사실을 말이다. 초일은 아침이 되자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 장찬이 소

식을 듣고 찾아온 것이다.”초 동생, 잘 있었나?””장 형님.”장찬과 초일은 귀왕곡의 일

과 화산에서 장찬이 초일을 돌봐 주었을 때 이미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되었다. 함께

죽을 고비를 넘겼기 때문에 더욱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정한은 아침이 밝아 오

자 수련을 한다며 나간 뒤였다.”오랜만이다, 이야기는 들었다. 무림맹에서 너를 보

냈다고 하더구나.””예!””무림맹에는 언제 들어간 것인가?”장찬의 물음에 초일은 약

간 망설였다. 동생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자네도 알지 모르지만 지

금 우리와 무림맹과는 별로 사이가 좋지 않네, 이미 무림맹에 있는 우리 세가의 사

람들도 모두 철수하고 있고…, 이유는 자네가 잘 알 거라 생각하네.”사실 남궁 세가

가 지금까지 무림맹에 한 일에 비해 지금 받고 있는 대우는 정말 형편없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쌓은 명성과 공적은 혈류방과의 대립으로 사라졌다. 물론 무림맹도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렇지만 적어도 이렇게 무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남궁 세가였다.무림맹의 힘은 강하다. 이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무림인이 그곳으로 향했다. 강하면 살아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혈류방과 대

립하는 남궁 세가는 무림맹에 비해 그저 작은 하나의 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한 무

림인들은 당연히 죽을 것을 알기 때문에 남궁 세가에 오지 않았다.하지만 같은 정

파이고 무림맹에 소속되어 있다면 어느 정도 남궁 세가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고

그에 따른 준비를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무림맹에서는 아

무런 조치도, 아무런 대책도 없었다. 적어도 남궁 세가에서 볼 때는 그렇게 .”무림맹

은 우리를 버렸다고 볼 수 있네. 우리도 지금은 더 이상 도움을 청할 생각도 없고,

우리의 힘으로 혈류방과 싸울 생각이니까.”장찬의 강한 어조에 초일은 고개를 끄

덕였다. 초일은 장찬을 도울 것이다. 장찬이 자신을 도운만큼 자신도 돕겠다고 다

짐했다. 장찬은 한동안 초일과 사적인 이야기를 한 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장찬이 나가자 초일은 한동안 집 안에 있다가 갑자기 느껴지는 강렬한 기운에 자

신도 모르게 발걸음이 그곳으로 향했다. 대나무 숲을 헤치며 앞으로 걸어갈 때 초

일은 눈을 크게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