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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법을 모른다.” 초일의 말에 장항은 놀란 얼굴로 물었다. “정말……?” 초일이 고개를

끄덕이자 장항은 멍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 남과의 대결에서 신법은 필요 없으니까!”

” 그럼 도망갈 때는 어떻게 하려고?” ” 난 도망가지 않아.” 초일의 무심한 말에 장항은 고개

를 끄덕였다. 자신이 볼 때도 초일은 도망을 가는 그런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신법을 모른다는 말은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웃기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신법을 모른다니, 내가 가르쳐 줄까? 이렇게 보여도 강호에서는 신법의 일인자라고 불려!”

“신법의 일인자는 무영객(無影客)으로 알고 있는데?” 초일의 말에 장항은 헛기침을 내며

말했다. “아니, 내가 말하는 것은 젊은 사람들 중에 일인자라는 말이지. 험!!” “서찰이나 주

게.” “아차차…, 여기 있네.” 초일은 장항이 내주는 서찰을 꺼내 읽었다. 한참을 다 읽던 초

일의 표정은 굳어만 갔다. “맹은 원래 이런 식인가?” 불만에 찬 어조로 초일이 장항에게 말

하자 장항은 궁금한 얼굴로 초일이 읽은 서찰을 읽었다. 초 소협의 동생은 저희가 잘 보살피

고 있어요. 저희가 동생을 찾았으니 그에 대한 보수를 원해요. 알다시피 재화를 원하지 않아

요. 단지 우리를 위해서 일을 좀 해주었으면 합니다. 지금 강호는 혼란하다고 봐야 해요, 일

단 혈류방의 문제도 있고 당신 때문에 생긴 집마전의 문제도 있으니까요. 혈류방이 남궁 세가

를 목표로 남하한다는 보고가 들어왔어요. 그러니 초 소협이 그곳에 가셔서 남궁 세가를 도

와주세요. 맹에서 당연히 도움을 주어야 하나 혈류방이 남하하는 동시에 집마전이 황하를

건너기 시작했어요. 혈류방보다 집마전이 더욱 문제이기 때문에 그곳을 도와줄 여력이 없군

요. 그곳에서 혈류방을 막아 주고 맹에 오시면 초소협의 동생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무림맹(武林盟) 군사(軍士) 연영영(戀嶺營) 초일은 장항이 다 읽자 조용히 물었다. “제갈 노

사가 무림맹의 군사라고 들었는데?” 서찰을 다 읽은 장항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제갈 군사님은 나이가 많아 은거에 들어가셨어. 그래서 그분의 제자인 연 소저가 올해

부터 맹의 군사로 임명되어 활동하고 있어. 그런데 나도 그녀가 이렇게 맹에 오라고 하

지 않고 일을 시킬 줄 몰랐네.” 초일은 자신이 이 서찰의 내용을 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동생이 무림맹에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그는 맹의 말을 들어야 한다. 만약 남

궁 세가의 일이 끝나고도 맹에서 동생을 담보로 일을 시킨다면 자신은 그 일을 또다시

해야만 한다. 그는 그것이 불안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생을 찾았는데도 얼굴을 볼 수 없

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그가 그렇게 굳은 얼굴을 하고 있자 장항은 그의 기분을 풀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입을 열었다. “자네는 자네의 동생과 헤어진 곳이 어디인지

아나?” 장항의 말에 초일은 흥미로운 얼굴로 장항을 바라보았다. “바로 사천성의 만현

(萬縣)이라는 작은 촌이네, 아마 백제성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