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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차림을 한 부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무영객은 미친 듯이 고함을 질렀다.훌쩍 몸을 날

렸다. 전광 석화같이 날쌔고 빨랐다. 세 사람이 서 있는 곳을 노리고 무작정 일장의 맹공을 가했

다.무영객이 너무나 갑자기 손을 쓰는 바람에, 벙어리 유모도 아무런 방비를 할 겨를이 없었을

뿐더러, 소세옥도 이런 사태는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다.적어도 천하제일방의 방주라는 존엄성

을 과시하던 무영객이, 천하 무예계의 수많은 고수급 인물들이 운집해 있는 이 마당에서, 뻔뻔스

럽고 비겁하게도 이렇게 도습(盜襲)의 수단을 쓰리라고는 천만뜻밖이었다. 그러나 결국, 무시무

시하고 끔찍끔찍한 무영객의 장풍의 힘은 소세옥의 신변 가까이 다가들고 있었다.”아아아앗!”

광장에 모여든 여러 고수들은 일제히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놀라자빠졌다.무영객의 일장의 공격

이 비록 현천무극장(玄天無極掌)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무영객이 졸지에 발휘하는 기막힌 속도

와 거창한 힘 앞에는, 감히 감당해 낼 만한 사람이 드물다는 것을 잘 말기 때문이었다.삼대 문파

의 세 영도자들도 대경 실색, 두 눈이 휘둥그래져서 입을 딱 벌리고 있을 뿐, 어찌해야 좋을지

몰랐다.”에그머니! 아앗!”강주와 그밖의 몇몇 아가씨들도 숨막힐 것 같은 놀라움에 외마디 소리

를 질렀을 뿐, 달려들어서 소세옥을 위험에서 건져 낼 만한 겨를이 없었다.”아하! 저 ‥‥‥ 저것!”

약간 뒤떨어진 자리에 서 있는 화산파의 팔검(八劒)과, 양편으로 갈라 서 있는 여러 사람들도 일

제히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그런데 여러 사람들이 너무나 벅찬 놀라움에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있는 바로 그 찰나.소세옥이 명랑한 음성으로 꽤 오랫동안 앙천 대소하

는 소리가 들렸다.”하하하‥‥‥ 하하하! 핫! 핫!”웃음소리 속에서 세 사람의 그림자가 별안간 불끈

허공으로 높이 솟구쳐 올랐다. 마치 연기나 구름이 슬쩍 휘말아 올라가듯, 어떤 사람도 그들이

어느 틈에 어떻게 몸을 솟구쳐 올렸는지 똑똑히 본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흡사, 긴 무지개가 하

늘 높이 뻗쳐 올라가듯 대여섯 장이나 높은 하늘까지 솟구쳐 올라간 세 사람은, 허공에서 몸을

바람처럼 슬쩍 뒤집어서 서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그제서야 여러 사람들은 세 사람의 형체

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었다.알고 보니, 그들은 세 사람이 저마다 각각 동시에 허공으로 몸을

솟구쳐 올라간 것이 아니고, 소세옥이 혼자서 양손에 한 사람씩 손목을 움켜잡고, 마치 자기 혼

자서 허공으로 몸을 치솟아 올리듯이, 추호도 힘 안 들이고 솟구쳐 올라갔다가 또한 바람처럼

가볍게 땅 위에 내려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