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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도달하지는 못했다고 봐야겠지만, 그것만 가지고도 이미 무예계를 좌지 우지 하기에는

족한 것이오! 그래서 그는 천하제일방의 방주라 자칭하는데, 그것은 결코 지나친 망상이라

고만 단정할 수는 없소!”빙여 아가씨가 가로채듯 말했다.”그렇다면 할아버지께서는 왜 손

을 쓰셔서 그런 자를 없애 버리지 못하시나요?””얘 ! 빙여야! 그건‥‥‥‥”현도노인은 긴 한숨

을 내쉬고 나서야 다음 말을 계속했다.”이 할아비가 친히 나서서 손을 쓴다 해도 반드시 그

사람을 이겨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물며 나와 남신, 북제 셋이서 화산 옥황봉 꼭대

기에서 무학을 토론하고 난 뒤로부터는 두 번 다시 무술로써 이 세상의 어떤 사람과도 대

결하지 않기로 세 사람이 맹세했음에랴! 아아! 지금 생각하면 그때에는 세 사람이 꼭같이

생각을 잘못했었다! 이런 기막힌 사정 때문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앉아서 천하제일방 방주

란 인물이 천하를 제멋대로 주름잡고 행패를 부리는 꼴을 보고만 있게 되었으니 ‥‥‥‥”소세

옥이 답답함을 못 참고 선뜻 반문했다.”무예계의 잔혹한 살륙 행위를 막기 위해서 그만한

맹세를 포기하실 수는 없으십니까?””그야,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니지만‥‥‥‥”현도노인은

긴 한숨을 내쉬고 나서야 또 다음 말을 계속했다.”송죽 노인이란 친구가 마치 구름 속을 훨

훨 떠다니는 학처럼 장백산 천리 길을 종횡 무진으로 돌아다니고 있어서 찾아낼 도리가 없

빙여 아가씨는 할아버지가 소세옥하고만 중요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자기는 아무 쓸모도

없다는 듯 이야기의 상대도 해주지 않는 데에 발끈하고 화가 치밀었다.어린 아이같이 자기

손으로 자기 뺨을 찰싹 때리면서 야무지게 말했다.”그따위쯤 저는 겁날 게 없어요! 흥!”현

도노인의 두 눈이 금방 불똥이라도 튈 듯이 날카로운 광채를 발사했다. 빙여 아가씨의 얼

굴을 노려보며 가느다란 미소를 입가에 띠고 엄숙하게 말했다.”빙여야! 이 젊은 협객과

너와는 이제부터 두 몸이면서도 하나요, 하나면서도 둘이 되는 그런 사이가 되어야 할 판

인데, 그게 무슨 옹졸한 생각이냐?”빙여 아가씨는 역시 그 말의 뜻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시원스럽게 생긴 두 눈동자를 두리번두리번, 할아버지의 얼굴을한번 쳐다보고

, 또 소세옥의 얼굴을 쳐다보곤 할 뿐이었다.가슴속에는 두꺼운 의문의 구름장이 뒤덮여 있

다는 듯, 아무리 생각해도 할아버지가 오늘 하시는 말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