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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 놈들과는 한 번 해볼만하단 말이야! 내가 한 번 놈들과 맞서 보는 게 어떨까?”

만빙여 아가씨는 세 사람이 신변 가까이 나타난 것을 보자 화사한 미소를 입가에

띠고 말했다.”이건 화상 아저씨가 스스로 원해서 하는 노릇이니까‥‥‥ 나와 약속한

그 술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는 일이라는 걸 약속해 줘요!”주육화상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해해해해! 술은 조카가 이미 마련해 둔 것만 해도 넉넉하단 말이야! 이제

술보다 필요한 것은 안주감이 될 만한 개다리니까, 좋아! 이번에는 술은 그만두고

공짜로 해보기로 하지!”만빙여 아가씨는 입을 또 한 번 삐쭉하고 씽끗 웃으면서 제

자리로 되돌아가 버렸다.천하제일방 쪽에서 뛰어든 자들은 바로 일견사 허비와 본래

청성파의 일원으로 있다가 투항해 버린 흑수천왕 영춘, 그리고 홍수노괴 한신 세 놈

이었다.주육화상이 씽끗 웃으면서 한 마디를 툭 던졌다.”흥! 또 그대하고 맞닥뜨리게

되었군!”일견사 허비는 두 눈을 반은 뜨고 반은 감은 체 능글맞은 음성으로 거만스

럽게 대꾸했다.”화상! 그대와 나는 천생 연분이 있는 모양이지?”주육화상이 천연스

럽게 대꾸했다.”어떤 편이든지 저승 길로 가기 전까지는 두고 두고 지긋지긋하게

만나게 될 거야!”일견사 허비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코웃음쳤다.”흥! 화상! 그대

는 장가를 들겠다고 했다면서?”화상은 어디까지나 시치미를 뚝 떼고 진지한 표정을

하고 대꾸했다.”맞았어! 그대가 좋은 색시가 있으면 중매를 한 번 서 주는 것도 좋을

거야!”일견사 허비는 코웃음을 쳤다.”흥! 봉랑자라는 기막힌 여자가 있잖아?”주육화

상은 두 손을 맞잡아 쩔레쩔레 흔들면서 정중하게 읍을 하고 실눈을 가느다랗게 떠

서 생글생글 웃으면서도 애걸이나 하듯 절실하게 말했다.”그거 참 고마운 말씀인데!

그대들의 위대하신 방주님도 일찍이 말한 적이 있었단 말이야! 그러나 봉랑자가 있는

곳을 알 수가 있어야지? 또 이 화상은 길도 잘 모른단 말이야! 내 청을 즘 들어 주는

게 어때? 그대가 먼저 봉랑자를 찾아가서 나의 소식을 좀 전해 달란 말이야! 이 화상

은 중대한 일이 생겨서 몇 해 더 있다가 봉랑자를 찾아 가겠다구‥‥‥ 좀 수고해 주는

게 어떨까?”주육화상의 말은 어디까지나 진정을 토로하는 것 같았고, 진정으로 허비

에게 부탁하는 말 같았지만, 그 말을 듣는 허비는 못마땅하기 짝이 없었다.징글맞은

음성으로 한바탕 너털웃음을 쳤다.